공공부문 퓰리처상 수상자
로난 패로우의 신작!!
일단 저 지르고 나중에 수습하는 트럼프식 외교 정책
트럼프 행정부가 행한 미국 민주주의의 퇴보와 외교 대참사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것을 협상의 기술이라고 부른다면, 이 사람이 파산을 일곱 번이나 맞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본문) ---존 케리 전 국무장관(트럼프의 이란 핵협정 파기에 대해)
미국 외교 정책은 끔찍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미국의 세계를 영원히 바꿔 놓았다.
저자는 1987년 영화배우인 부모 우디 앨런과 미아 패로우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할리우드 가십에 오르내리던 잘생긴 소년이었던 저자 로난 패로우는 15세에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16세에 예일대 로스쿨에 입학하는 천재 소년으로 성장한다. 21세에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곧바로 오바마 행정부 특별 자문위원으로 발탁되어 당시 아프가니스탄 특별 대사였던 리처드 홀브룩(Richard Holbrooke)팀에서 일을 시작했다. 2011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서 청년 특별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The New Yorker≫를 통해 하비 와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의 성추문을 폭로해 Mee Too운동을 촉발시킨 공로로 공공부문 퓰리처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를 계기로 저자 로난 패로우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된다. 이번 타이틀에서도 역시 저자는 정치, 사회 현상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 천재적인 통찰력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가져온 미국 민주주의의 퇴보와 외교 대참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평화를 위하여 미국과 전 세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정권을 잡은 후 미국의 외교정책은 급격한 변화를 겪음으로서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무너진 미국 민주주의와 퇴보하는 글로벌 리더십을 진단하고 있다. 외교 기관들은 대폭 삭감된 예산 때문에 허덕이고, 세계 각 나라에서 미국의 이익을 지키고 자국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아야 할 외교관들은 줄줄이 파업을 하고 있다. 국무부 기관마다 빈자리가 늘어나고 한때 평화 중재자들이 수행했던 업무를 해외 군산복합체가 차지했다. 트럼프가 집권하는 이 나라는 점점 일단 저 지르고 수습하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
저명한 탐사보도 기자인 저자는 워싱턴 D. C.의 권력 중심지에서부터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북한, 이란 등 지구의 가장 외지고 위험한 지역을 아우르는 놀라운 여정을 통해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대하지만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변화를 살핀다. 그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국무부 특사인 리처드 홀브룩을 비롯하여 미국의 경륜 있는 마지막 외교관들과 함께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미국에 필요한 국정운영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스니아에 평화 협정을 체결하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도 그런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던 중 사망한 리처드 홀브룩이 대표적 사례다. 저자는 많은 부분을 리처드 홀브룩에 대한 역할을 다루었다
홀브룩은 1977부터 1981년까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시절 우리 정부와 깊은 관계를 맺었으며, 1995년 위기의 발칸 반도에서 데이턴 협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홀브룩의 외교 스타일은 말년에 오바마 대통령과의 세대 간 문화적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채 마침내 심장 대동맥파열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이 과정을 긴장감 있게 서술함으로써 책의 집중도를 최대한 끌어 올렸다는 평을 듣는다.
그리고 새로 밝혀진 문서를 토대로 헨리 키신저, 힐러리 클린턴, 렉스 틸러슨 외 역대 미국 국무부장관들과 정책입안자, 아프간 군벌, 내부 고발자 등과 보기 드문 인터뷰를 진행하여 이 시대에 위기에 처한 외교관들을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저자는 수십 년에 걸쳐 정치적 비굴함과 근시안적이고 노골적인 악의가 드러난 이후 외교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면서도 미국이 외교를 통해 세계를 전쟁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 책은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내부 문건들과 군 관계자, 내부 고발자, 정책 담당자 등 각계각층 희귀 인사들의 (아프간 군벌 도스툼 장군, 이집트 대통령 엘 시시, 파키스탄 부토, 콜롬비아 대통령 등) 인터뷰들을 풍성하게 수록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처한 외교 모습을 로난 패로우의 통찰력으로 반추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차
프롤로그: 마호가니 로 대참사
(2017년 요르단 암만)
1부: 마지막 외교관
(2010년 파키스탄)
1장 미국의 신화
2장 탈레반 여사
3장 딕
4장 망고 상자
5장 또 다른 하카니의 인맥
6장 표리부동
7장 남자 사교 클럽
8장 미션: 임파서블
9장 살얼음판 걷기
10장 농부 홀브룩
11장 약간의 대화
12장 에이로드(A-Rod)
13장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하시오
14장 바퀴 빠진 버스
15장 메 모
16장 스파이 혐의
2부: 먼저 쏘되 질문은 절대 하지 말 것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의 뿔. 이집트. 콜롬비아)
17장 국제규범
18장 도스툼: 진실을 말하고 모든 거짓을 좌절시키는 자
19장 흰 짐승
20장 짧디 짧은 봄
21장 한밤중의 목장
3부: 파괴의 현장에서
(2017년 워싱턴 D.C. 북한.중국.이란)
22장 국무부 장관
23장 모기와 칼
24장 외교의 붕괴
에필로그: 최초의 보루라는 도구
(2015년 오스트리아 빈 ......쓸쓸한 퇴장)
감사의 말
<책속으로>
때는 2017년 1월 25일이었다. 컨트리맨은 미국의 군축을 담당하는 고위급 외교관이었으며 문자 그대로 생과 사를 가르는 임무가 그의 손에 있었다. 그는 국무부에서 이란과의 취약한 핵협상과 북한 정권의 세기말적인 위협에 대응하는 업무를 감독했다. 특히 1월에 떠난 출장은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지 여부가 걸린 미션이었다. 중동에서 핵군축을 위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회담이 열리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아프리카 일부, 유럽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곳곳에 비핵지대가 마련되었다. 이스라엘이 돌연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지역의 국가가 핵무기 자체까지는 아니라도 핵 실험을 금지하기로 한 협정에 비준하는 등의 점진적인 발전 가능성은 있어보였다.
수년에 걸친 세심한 회유와 중재 덕분에 중동 국가들은 최소한 컨퍼런스 개최에 찬성하는 수준으로 가까워졌다. 앞으로 대화가 계속되리라는 희망 섞인 회담으로 진행되었는데, 대화란 것이 무시하기는 쉬워도 성사시키기는 어려운 것이었다......p17
그러더니 해고가 시작되었다. 보통은 정치적으로 임명된 대사라도 중요한 자리에 있고, 당파적이라는 인상이 짙은 인사가 아니라면 후임자가 확정될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 경우에 따라 몇 달 동안 머물기도 한다. 트럼프 정부는 그런 전통을 깨뜨렸다. 취임하자마자 정치적으로 임명된 모든 대사에게 즉시 떠나라는 통보를 했는데 일반적인 경우보다 통보 시점이 빨랐다.
“짐을 싸서 떠나시오.”
그 후 인수위는 국무부에 부처 내부에서 일하는 모든 비직업 외교관의 명단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컨트리맨은 미국 외교에 주제별로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고용된 계약자들이 다음 번 해고 대상으로 될까 걱정이 됐다. 국무부에는 그런 인력이 많았다. 이들은 톰 컨트리맨의 담당 분야를 비롯해 미국 외교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 부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톰은 “한국과 파키스탄과 같은 문제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이라고 설명했다. “군축 관련 부서에도 쉽사리 대체 인물을 찾을 수 없는 인력들이 많았다.” 그들은 ‘꼭 필요한’ 인력이었고 미국에게는 그들을 놓쳐야 할 만큼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하지만 새 정부는 “내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내치려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에 컨트리맨은 요르단에 가기 전까지 몇 주 동안, 국무부 고위직을 대상으로 국무부 내부의 전문가들이 줄 해고를 당할 우려를 불식시켜 달라고 은밀히 로비를 펼쳤다. ......p24
나이가 있어 보이고 수염을 기른, 지휘관으로 추정되는 군인이 청년들에게 다가가 각 사람에게 물었다. “칼리마(Kalimah)를 아는가?” 칼리마란 이슬람 신도들이 죽기 전에 읊조리곤 하는 구절이다. 빈터 반대편에서 군인 대여섯 명이 더 나타났다. 군인들은 총살형을 집행하는 대열로 늘어섰다. “하나씩 처리합니까, 한꺼번에 합니까?” 누군가 물었다. “한 번에.” 지휘관이 답했다. 그 말에 군인들은 라이플총을 들었다. 파키스탄군에서 사용하는 표준 규격의 G3였다. 조준, 발사.
청년들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자들은 울부짖으며 몸부림을 쳤다. 한 병사가 살아남은 자들에게 다가가 다시 총구를 겨눴고 이내 하나씩 잠잠해졌다. ......p56
2010년 추수감사절 직후 매끈한 팔콘 900EX 트리플 엔진 제트기가 눈 덮인 뮌헨 공항에 착륙했다. 카타르에서 이륙한 제트기는 독일의 CIA인 연방정보부 소속이었다. 제트기에는 아가(Agha)라는 남성이 타고 있었다. 30대 후반의 아가는 나이보다 젊어 보였고 검은색 수염은 단정하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그는 영어를 썼는데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했으며 조용하고 침착했다. 그는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를 오랫동안 보좌했으며 파키스탄의 탈레반 대사관에서 근무한 적도 있었다. 그는 2008년 아프간에 접근하는 등 외부 세계와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오랫동안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제트기가 독일로 향하면서 홀브룩의 독일 상대인 미하엘 슈타이너가 일 년 동안 공들여온 신중한 협상이 정점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마르고 위엄 있는 외양의 슈타이너는 선이 굵은 얼굴에 어깨가 굽었으며 보스니아 사태 때 홀브룩의 독일 측 상대였다. 공격적인 협상 전략과 허풍이 섞인 과장을 일삼는다는 점에서 홀브룩과 평판이 비슷했다. 슈타이너도 홀브룩처럼 대화를 통한 협상이 아프가니스탄 문제의 유일한 출구라고 믿었다. 독일 요원들은 위치를 비밀로 한 중재자를 통해 아가와 간접적으로 연락했다. 아가는 사전에 합의된 구체적인 메시지를 탈레반 공식 웹사이트에 게시하여 자신의 신원을 확인해줬다. ......p178
데이비스가 멈춰 서자 파키스탄 남성 둘이 탄 검은색 오토바이 한 대가 반대 방향에서 다가오더니 혼다 앞에서 방향을 틀었다. 뒤에 탄 남자의 손에 총이 들려 있었다. 운전석의 데이비스가 9밀리미터 반자동 글록을 들어 다섯 발을 발사했다. 앞 유리가 구멍이 나면서 안전유리에 거미줄처럼 가늘고 긴 금이 갔다. 데이비스가 쏜 총알은, 두 명 중 한명을 맞혔는데, 열아홉 살짜리인 거리의 범죄자 모하메드 파힘의 복부와 팔에 박혔다. 파힘은 바닥으로 쓰러져 곧 숨을 거뒀다. 그러자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나머지 한명인 파이잔 하이더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10미터 가량 달아났으나 차에서 내린 데이비스가 쏜 일곱 발의 총알을 등에 맞고 역시 사망했다. 데이비스는 차에 있던 무전으로 도움을 요청하고는 휴대전화로 시신의 사진을 촬영했다. 한 구경꾼은 “무척 평온하고 침착한 태도였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을 죽인 후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의아할 정도였다.”......p214
한 달 후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UN 총회에서 녹색 대리석으로 장식된 연단에 올라 북한 정권을 향해 비난을 퍼붓고는 북한의 독재자를 비웃으며 ‘로켓맨’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는 “지구상의 그 어떤 나라도 이 범죄자 집단이 핵무기와 미사일로 무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에 관심이 없다”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연단 아래 있던 백악관의 존 켈리 비서실장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현실적인 위기를 느끼는 듯했다. 트럼프는 “미국은 강한 힘과 인내를 가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스스로 혹은 동맹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을 이었다.
김정은은 트럼프의 연설이 “전례 없이 무례하고 허튼 소리”라고 맞받아치면서 경고했다.
......p406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2009년부터 오바마 정부가 주도해온 역내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트럼프 정부가 탈퇴하자 중국은 거대한 자체 무역협정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을 발 빠르게 추진했다. 인근 국가는 두 강대국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가령 트럼프 정부는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 대한 원조를 전액 삭감했다. 양국에 대한 원조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전략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인접해 있고 미국이 러시아를 견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가시적으로 드러낼 유일한 방편이었다. 또한 양국은 중국의 대대적인 ‘일대일로’ 계획에서 새로운 철도선이 지나가는 지역이다.
존 케리는 한 때 미국이 우위를 점했던 외교와 개발 분야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두고 “완벽하게 자초한 결과”라고 말했다. “공개 토론에서 주로 거론되는 많은 문제들보다 훨씬 우려스러운 사안이다. 거대하고 강하며 야심찬 국가가 어젠다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은 우리의 점심을 먹어 치우고 있는데 대통령은 오히려 우리가 물러나는 상황을 일종의 성취로 여기면서 환영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세계의 영웅이 아니다. ......p417
<출판사 리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외교관들의 대량해고로 상징되는 ‘마호가니 로’ 대참사는 그럼에도 외교관들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갖은 수단을 활용하는 모습에서 오늘날 미국 외교가 처한 현실을 이 책에서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중동에서 중요 미션을 수행하던 중 갑작스런 해고 통지를 받고 허탈해하는 외교관 톰 컨트리맨의 쓸쓸한 퇴장과 아프칸과 파키스탄에서 베트남전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외교적 수단을 동원하려는 리처드 홀브룩 특별대표의 필사적 노력과 이후 그의 사망으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긴장감, 국가의 중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백악관의 군 정보출신에 밀려 고군분투하는 외교부의 모습, 아프간 지역 군벌에서 부통령까지 오른 카리스마 넘치는 도스툼 장군 이야기, 파키스탄에서 인적 네트워크에 의한 고전적 외교를 수행하다 스파이 혐의로 FBI요원에 체포된 외교관 로빈 래펠과 영화 <블랙호크 다운>에도 소개된 소말리아 내전, CIA의 공작, 거짓 실적을 올리기 위해 민간인을 살해한 후 무장 게릴라로 둔갑시킨 콜롬비아 군 장교 그리고 런던 교외에서 순박하게 살아가며 행복해 했던 셀리 에번스가 어느 날 아들이 이슬람 무장단체에 가입하고 테러 현장에서 사망한 소식을 전해 듣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가슴을 저미는 슬픔이 느껴진다.
트럼프 정부의 초대 국무부 장관인 렉스 틸러슨을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존 케리, 헨리 키신저, 콘돌리자 라이스 등 전 장관들의 인터뷰는 책의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시각과 배경을 이해하는 데 한 몫 한다.
이 책은 이 시대에 미국의 역할과 변화를 다루는 이야기며 삐걱대는 제도 내부에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탁월한 공직자들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다.